하나님의 은혜로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섰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927일부터 104일까지 저희 부부는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할 정도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927일 밤 남편이 저에게 먼저 말을 건냈습니다. 21일 검사받은 경찰병원에서 담낭의 혹이 커져서 수술해야 하니 다른 큰 병원에 가봐라, 암 일수 있다라고 하여 예약을 해서 오늘 현대 아산병원에 갔다 왔는데 혹이 암 인 것 같다, 예후가 안좋다. CT를 찍으라 했는데 식사를 하고 가서 29일에 찍기로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남편의 담낭에 돌과 혹이 있다는 것은 몇 년 전 검진으로 저도 알고 있었던 것이고 수술하게 되면 담낭을 떼어내야 되는 수술이라 담낭의 역할도 있기에 떼어 내지 않고 아직 작은 혹이라 1cm가 넘어가면 암이 될 수 있어 위험하니 그냥 크기만 검진으로 지켜보다가 커지면 떼어내기로 했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병원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구요.

 

몸에 결석도 잘 생기고 혹도 잘 생기는 체질이라, 남편은 경찰병원에 가서 검사도 자주 받고, 병원 갔다 왔다고 하면 저는 갔다 왔나 보다 하고 자세히 물어보지 않고 알아서 다 봤겠지 하고 그냥 넘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도 갔다 왔나 보다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후에 와서 혹이 커졌다 하기에 왜 혹이 갑자기 커졌는데 그동안 안봤소?‘ 하고 되물었더니 그동안 남편은 혹의 존재를 잊고 다른 부위만 신경을 썼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갑상선에도 혹이 있거든요. 그래도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다고, 암일 수도 있다는 소리는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고 1.3cm 혹의 크기만 들어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때까지만 해도 큰 일은 아니겠지 했는데 CT 찍으러 가는 날 아침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는 남편에게 제가 걱정이 돼서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의사가 뭐라고 했는지자세히 좀 이야기 해보라고요. 남편은 혹의 모양도 이상하고 염증도 있고 예후가 안좋다 하더라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는 무식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예후가 안 좋다는게 뭐냐. 자세히 좀 이야기 해봐라했더니, ‘암인 것 같다. 염증이 있는 것으로 봐서 다른 곳에 이미 전이가 돼있을 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속된말로 미치고 팔짝 뛴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 말 같았습니다. 남편이 욕실에서 나오길 기다리며 앉을 수도 설 수도 없는 상황에 속으로만 하나님, 아니지요. 아닐 겁니다. 아닙니다.‘를 수없이 되뇌이며 욕실 앞서성이면서 남편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너무 길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씻고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는 남편을 따라 들어가 그동안 혹이 커지는 것도 모르고 병원에 가서 뭐했냐 하며 주저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저에게 말도 못하고 가슴 졸였을 남편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제 감정을 쏟아내며 남편을 다시 한번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제가 힘이 되어 주어야 되는데 주저앉아 울고 있는 저를 일으켜 세우며 위로하는 건 남편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날 CT를 찍었고 104일까지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목자.목녀님이 수요일에 아셨고 남편의 CT 촬영이 있는 목요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릅니다.

 

목요일에 사모님께 전화를 드렸고, 남편이 검사받으러 가며 목사님께도 전화를 드렸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알고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목요일에 많이 힘들어 하는 저에게 목자.목녀님이 달려와 주셨고, 금요일 목장예배는 당직을 하는 남편 없이 목사님과 사모님이 함께 와주셨습니다.

 

저희에겐 수능을 준비하는 둘째 딸도 있고, 아직 이런 상황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 같은 큰 딸도 걱정되고 해서 자녀들에게는 당분간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터라, 그날따라 피곤하다며 일찍 밥을 먹고 방에서 자고 있는 큰 딸이 새삼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목장예배 후 사모님께서 교회 중보기도팀에게도 기도 부탁을 드려보자 제안하셔서 너무나도 급한 마음에 저는 남편과 상의도 하지 않고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제가 부족하고 연약하여 돕는 베필로써 잘 돌보지 못했고 제가 신앙적으로 바닥인 상태였기에 그런 저를 고치시려 남편에게 시련을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자격 없고 부족한 믿음 가지고 남편을 살릴 수 없다면 그분들의 믿음을 보시고 기도를 들어주셔서 그분들을 봐서라도 제발 남편을 살려달라고 그분들의 기도의 힘을 빌리고 싶어 하나님께 그렇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토요일은 교회 가서 기도를 드리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사무실에 일이 많아 출근한 남편 없이 혼자 가기로 하고 교회 가기 전 빨래를 널며 남편의 옷을 하나하나 붙잡고 끌어안은 채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울며 제발을 남편을 살려주세요. 제 곁에 있게 해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교회에 와서는 사모님, 목녀님이 함께 몇 시간을 찬양과 말씀, 기도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각이 목장이 아니면 누가 너희를 위해서 함께 울부짖으며 기도해주고 마치 자기 일인양 이렇게 아파해 주겠느냐? 봐라 저들의 모습을...’ 사모님과 목녀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의 고통만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러신지 일을 빨리 진행시키셨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면 대기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CT 촬영부터 검사결과 확인까지 저희에겐 딱 1주일만 허락하셨습니다. 그 이상은 저희한테 무리였나 봅니다.

 

104일 검사결과 확인을 위해 진료실 앞에서 저희 앞에 들어간 환자분이 나오길 기다리는 그 몇 분의 시간은 정말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남편 등 뒤에 서서 남편 옷자락을 붙들고 계속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실 의사들 입장에서 보면 수없이 그런 환자들의 상태를 보셨기에 남편의 몸 속 형태를 보고 판단하신 것이 확실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나님께 기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실인가보다 의심하고 불안하고 무서웠고요.

 

하지만 하나님께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게 해달라고 많은 기도를 드렸습니. 드디어 이름이 불려지고 진료실로 들어섰습니다. ‘피검사는 아주 깨끗하다 담낭에 여기 저기 돌이 몇 개 보이니 수술을 해서 쓸개를 떼어내자였습니다. 저희가 용종이 있다고 했고 암이라고 하셨다 했더니 암 수치도 정상이고 용종 있는 것은 쓸개를 떼어내면 되니 그냥 상관없다. 아무 이상 없다였습니다.

 

정말 하나님은 놀라우신 분이십니다. 제 기도를 그대로 들어주셨습니다. 암이 아니고 돌이며 어차피 돌도 있고 혹도 있으니 그냥 쓸개 하나 떼어내는 수술로 마무리 해주세요라며 기도했던 저의 기도를 그대로 들어주신 것입니다. 감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이번 일을 통하여 저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아닌 인간의 계획은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하셨고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하셨고 목장의 소중함도 알게 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나의 수고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도 알게 해주셨습니다.

 

먼저 놀라우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목사님, 사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하나 밖에 없는 목원 가족이 10 가정 이상의 몫을 하여 걱정을 안겨드려서 한 10년은 늙으셨을 우리 목자 목녀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많은 성도가 아닌 기도하는 몇몇 사람이 세워간다는 면모를 보여주시며 항상 기도로 놀라운 일들을 이루시고 묵묵히 뒤에서 기도로 우리교회를 세워 가시는 중보기도 팀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셔서 든든하고 많은 힘이 되어 힘든 시간을 저희가 잘 감당하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