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명의 삶간증을 준비하면서 여느 때보다 더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생명의 삶공부와 비슷한 과정을 여러 훈련을 통해 반복적으로 들었고,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과목으로 좀 더 깊게 배울 수 있어서 생명의 삶공부는 다시 한번 복습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왜 하나님은 저에게 이 과정을 여러 번 공부하게 하셨을까?’ 질문해 보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생명의 삶과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망각의 은사를 통해 언제나 새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안타까운 일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특별히 잘못된 가르침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든 사람들을 볼 때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사로이 풀어 가르치는 유사종교의 유혹으로, 하나님께서 행복하라고 세워주신 가정 공동체가 거짓 가르침에 빠져 가정을 뛰쳐나간 남편과 아내를 찾아 헤메고, 자녀를 찾아 절규하는 슬픔과 고통의 장소로 변한 처참한 모습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듭니다.

 

만약 그들의 삶을 생명의 삶을 통해 신앙 초행길을 인도하였더라면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가슴 저린 절규가 하나님의 찬양으로 변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만큼 제가 느낀 생명의 삶은 우리 신앙의 기초를 튼튼히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삶은 인간의 죄 문제로 시작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회개, 신앙, 중생, 구원의 확신,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성장,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또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성령, 교회, 교회 회원, 교회 생활, 생명의 삶 공부에서만 접할 수 있는 가정교회,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신분과 행실, 승리의 생활과 헌신의 동기와 방법, 결심, 보상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하나님의 자녀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간 생명의 삶을 통해 도전받은 몇 가지의 은혜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첫째는 성경 요약입니다. 그동안 여러 훈련을 받았지만, 성경 요약은 이번에 처음 해보았습니다. 그간 받았던 훈련은 성경의 요약보다는 요절 암송, QT, 성경 일독, 성경통독 등이었는데, 소단락을 요약하는 훈련은 저에게 신선함과 나무보다 숲을 보게 하는 귀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둘째는 성경 암송입니다. 저는 그동안 개역개정 성경으로 암송을 훈련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새번역 성경으로 하는 암송이 기존 성경 암송과 혼돈되어 입에 쉽게 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개역 개정으로 그냥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한국 가사원장으로 취임하신 이경준 목사님의 간증을 듣고, 저도 새번역 성경으로 암송을 결심하고 암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시험에는 전체 문장이 아닌 괄호 넣기로 출제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속과 반복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허락하신 시간 동안 믿음의 경주인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종교 개혁자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안에는 신앙에 관하여 다루는 항목이 있습니다. 칼빈은 신앙이란 몇 가지 명제들이나 원리들로 축소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소리내어 암기할 수 있는 규칙들로 환원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몸으로 경험되는 감정이나 정서도 아닙니다. 칼빈은 신앙을 신뢰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하며 강조합니다.

 

저는 특별히 칼빈의 가르침 중 신앙은 말씀에 기대는 것이라는 내용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칼빈은 신앙을 하나님의 말씀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마치 태양 광선을 태양 자체로부터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죠. 이것은 신앙이 그리스도께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앙은 성경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성경 역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또 다른 말씀인 성경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성경을 통하여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나며, 말씀이신 그리스도가 발견되는 장소는 말씀인 성경 곁입니다.

 

그러나 칼빈이 가르치고 있는 중요한 점은, 성경을 매일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엄한 명령을 넘어, 우리의 신앙은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또 다른 말씀인 성경 안에 기대고 있어야 함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소파에 발을 얹어 놓고 조용히 안정을 취하며 휴식하는 것처럼, 우리의 신앙도 그리스도와 성경에 평안하게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즉 크리스천들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평안함과 확신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생명의 삶공부를 시작하면서 중요함보다는 그저 해야 하는 과정쯤으로 생각하고 공부에 임했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생명의 삶공부를 하신, 전토운 집사님과 서옥심 집사님의 고백을 통해 이러한 저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들어도 잘 모르겠다는 두 분의 고백이 부끄러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저의 고백이고 잘 모르면서도 알고 있는 듯한 위선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저도 여러 번 들어도 금새 반납하는 사람입니다. 이처럼 신앙은 여러 번 들었다고 이수하는 과정이 아닌 반복적으로 계속 듣고 배우며 성장하여, 성화되어 가는 과정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생명의 삶을 비롯한 모든 삶 공부를 단회적으로 끝내지 않고, 늘 새롭고 겸손한 태도로 반복하며 지속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저의 으로 변화되도록 최선의 경주를 다하고, 존 칼빈의 가르침처럼 제 삶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평안함과 확신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바쁘신 일정 가운데에서도 성도들을 사랑하심으로 지난 13주 동안 생명의 삶공부를 인도해 주신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함께 함으로 불편을 드렸을 전토운 집사님, 서옥심 집사님, 그리고 청년 목장의 김민정, 노영광, 송채민 형제, 자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