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3월 9일)에서 샤이(shy)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뜻의 샤이(shy)는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말 앞에 주로 쓰입니다. ‘샤이 보수’ ‘샤이 진보’는 각각 보수·진보적 성향을 숨기고 있다가 투표할 때 드러내는 사람을 말합니다.

샤이가 오미크론 앞에 붙었습니다. 샤이 오미크론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속에서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을 숨기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진단키트 검사 결과 두 줄,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이를 확정해 주는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정부에서 해주는 것은 없고, 대신 일주일 격리로 이런저런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일주일간 영업을 못하면 손해가 막심합니다. 일용직도 고용불안과 생계 위협을 받습니다. 취업 준비생은 한참을 준비했던 기업 채용에 응시하지 못할까 봐 검사를 꺼립니다. 일부 직장인은 회사 눈치가 보여 증상이 있어도 쉬쉬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출근합니다.

최종 확진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겠다는 이들의 선택에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감염됐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이들에게 전파시킬 수 있고, 자신의 증세도 악화될 수 있습니다. 3월 26일 기준 총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1,722,414명입니다.

21일부터 사적 모임 제한이 6명에서 8명으로 확대됐습니다. 애초 거리두기 완전 폐지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발 물러선 것입니다. 거리두기는 계속 풀어지고, 방역 구조상 샤이 오미크론을 걸러낼 장치는 없습니다. 상황이 심각하니 스스로 조심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